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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반도체 신화 꿈꾸는 ‘K-배터리’, 관건은 제조 혁신!

by 최 기자 2023. 10. 6.

이차전지 생산공정 최적화 방안을 찾아라!


이차전지 시장이 본격적으로 산업 자동화 업계의 격전지가 되고 있다. 주요 시장이었던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산업이 정체중이고, 최근 수년간 활발했던 물류시장도 어느 정도 투자가 마무리되면서 잠잠해진 모양새다. 반면 이차전지 시장은 전기차로의 전환 시대로 진입하면서 급성장 흐름세다. 기업 뿐만 아니라 전세계 각국은 국가차원에서 이차전지를 미래 먹거리를 점찍고, 소재부터 시작해 제조기술 확보까지 열을 올리고 있다. 그만큼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곳곳에 이차전지 신공장이 세워지고 있다. 산업자동화 업계는 “지금은 사실상 이차전지 시장밖에 없다”고 말할 정도다.

 

진짜 배터리 전쟁이다. 답은 스마트팩토리 고도화밖에 없다. [사진=픽사베이]


이차전지 업계의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업계는 제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첫째는 ‘소재 혁신’이다. 에너지밀도를 높여 용량당 단가를 낮추는 방식으로 원가 절감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둘째는 제조 공정 혁신이다. 사실 리튬이온배터리 산업은 1991년 일본이 최초로 상용화한 이후 20년 이상 발전해 왔다. 이에 공정 혁신 등을 위한 움직임은 다소 주춤한 모양새였다. 당장 수십년간 운영해온 기존의 생산공정 개선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차전지 사용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본격적인 생산 경쟁이 펼쳐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기술력만큼 생산능력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것. 특히 영국 노섬벌랜드와 캐나다 퀘백 등에 기가팩토리를 추진중이던, 영국 브리티시 볼트가 지난 2월 제품 개발 및 양산에 실패하면서 파산한 사례가 의미하는 바는 크다.

이차전지 분야 글로벌 기업들이 전 세계 전략 지역별로 신공장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수율’(전체 생산량 가운데 합격품의 비율) 관리에 실패한다면 언제든 제2의 브리티시 볼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기업들은 같은 장비 등을 적용해도 공장마다 다른 ‘수율’을 보이고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기업들은 제조 공정 스마트팩토리화에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한 모양새다.

이익률 낮은 K배터리 3사, 본격 스마트팩토리 투자중

지난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빅3 기업의 점유율은 53%를 기록했다. 소재부터 시작해 장비업체까지 생태계 차원에서 급성장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세부지표를 살펴보면, 밝지만은 않다. 특히 영업이익률면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올 상반기 국내 빅3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5~7%대에 그쳤다. 중국 CATL과 일본 파나소닉이 12~13%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많이 낮은 수치다. 이에 국내 빅3 기업은 스마트팩토리에 많은 관심과 투자를 쏟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충북 청주시 오창공장 신·증설에 대규모 신규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4조원을 오창공장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 신·증설 및 설비투자 등에 투입할 계획을 잡고 있다. 지난해 12월 19일 충청북도, 청주시와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특히 신규 생산라인의 경우 원격 지원, 제조 지능화, 물류 자동화 등 최신 스마트팩토리 관련 시스템을 전격 도입해 생산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21년 12월 독일 지멘스와는 ‘제조 지능화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미국·캐나다 등지에 건설하는 신규 공장에 관련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SK온은 충남도 서산공장에 대규모 증설을 위한 투자를 추진한다. 1.5조원에 달하는 투자로 SK온의 국내 배터리 전초 기지라고 할 수 있는 서산공장을 중심으로 전기차 배터리 산업 발전에 토대가 될 핵심 인프라 구축을 완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8월 16일 충청남도, 서산시와 충남 홍성군 소재 도청에서 ‘SK온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 SK온은 서산 3공장에 최신 설비들을 도입해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하고 제조 운영을 최적화할 계획이다.

기존 라인들과 비교해 30% 넘게 생산 속도를 높이면서, 공정 정확도까지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증설과 동시에 기존 공장에서도 라인 개조 등 공정 개선활동을 바탕으로 생산성 향상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2018년 일찌감치 천안사업장에 AI 기반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한 삼성SDI도 향후 글로벌 생산기지로 확대 적용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미래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와 관련해서 3사는 모두 제품혁신과 공정혁신을 위한 ‘마더팩토리’를 국내에 구축한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 지난 4월 정부가 ‘이차전지 산업경쟁력 강화 국가전략’ 잡은 가운데 3사의 이 같은 플랜이 포함됐다. 3사가 전고체 전지 시제품 생산 라인을 국내에 만들고 산업부가 필요한 R&D 자금을 지원하는 방향이다. 그간 해외 ‘신규 공장’ 건설 과정에서 겪은 ‘수율’ 문제 등 경험의 학습효과로 보인다.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박한구 명예회장(전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장)은 “생산 지역, 국가별 인력 수준과 문화 차이를 극복하고, 동일한 품질을 보증하는 체계를 구축하려면, Mother Factory를 선정, 솔루션 도입 검증 후, 글로벌 생산기지에 신속 확산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단계 생산공정의 이차전지, 통합적 관점 중요

이차전지 생산공정은 크게 전극공정, 조립공정, 활성화공정, 팩공정 등 다단계 공정으로 이뤄져 있고, 공정마다 세부공정이 별도로 있어 스마트팩토리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원통형·파우치형·각형 등 형태에 따라 공정 순서 및 방법이 달라지는 점도 힘든 점 가운데 하나다.

사실 이차전지 생산공정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와 같은 첨단 생산기술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간 모바일 산업의 성장과 함께 소형 이차전지 위주로 저렴한 비용으로 최대한 많이 생산해 판매하는 구조가 이어져 왔다. 최근 에너지·산업대전환 흐름 속에 이차전지가 중대형화되면서 생산구조 변화로 업계의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산업자동화 전문기업들은 통합적 관점을 강조한다. 글로벌 자동화 기업의 한 관계자는 “처음 공장 건설 단계에서부터 전체 예산을 잡고 전체적인 스마트팩토리를 구상하고, 단계별 구성을 해야 하는데, 이차전지 업계는 여전히 그런 시선이 부족하다”면서, “그러다보니 공정별로, 장비별로 다 끊어져 있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최근 검사단에서의 자동화 장비들이 들어가고 있는데, 검사자동화만 될 뿐 진정한 의미에서의 스마트팩토리라고 부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실제 산업자동화 전문기업들은 이차전지 분야에서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표준화·효율화를 통한 품질관리는 물론,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공장의 통합 관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먼저 광범위한 산업 분야에서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 슈나이더일렉트릭(한국대표 김경록)은 포괄적인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OT단과 IT단을 아우르는 올인원 솔루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여기에 전력 관리 기술까지 결합이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슈나이더일렉트릭의 자동화 솔루션은 매우 종합적이다. 이차전지 생산공정에는 슈나이더일렉트릭 아비바(AVEVA)의 상위 SCADA 시스템 및 MES를 통해 제공되는 솔루션으로 전체 생산라인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게 해주며, 이를 통해 생산 프로세스 최적화를 지원할 수 있다. 또 전기 및 자동화 분야의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I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사람과 협업할 수 있는 협동 로봇 등 모든 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슈나이더일렉트릭코리아 산업자동화사업부 이상주 엔지니어링팀장은 “고객의 요구에 맞는 전체적인 솔루션을 개발하고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꼽았다. 이상주 팀장은 이차전지 자동화 솔루션을 구축할 때 장비들간 효율적인 연계성과 통신을 매우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독일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센서 전문 제조기업인 씨크(SICK)도 이차전지 전 공정을 대상으로 맞춤형 제품 및 솔루션을 소개하고 있었다. 모든 제품은 IO-Link 기반의 지능형 센서로 역시 연결성과 통합성을 강조했다. 특히 ‘수율’ 관리를 위한 각종 감지 및 측정 등을 위한 기술이 돋보였으며, 3D, 비접촉식 센서 등으로 이차전지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

최근 ‘초격차’를 기치로 머신비전 분야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아이코어도 만나봤다. 아이코어는 기존 이미지센서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컨트롤러, AF 모듈 등으로 글로벌적 관심을 받고 있다. 생산성 경쟁이 시작된 이차전지 생산공정에서 인라인 검사를 통한 전수조사 가능성을 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이코어 박철우 대표는 “생산성에서 4배 이상의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현재 시스템반도체, 디스플레이, PCB, 이차전지 검사 등에 적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코스닥에 상장한 제조 지능화 솔루션 전문기업 엠아이큐브솔루션은 데이터 관리를 통한 설비종합효율을 향상하는 솔루션으로 이차전지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미 이차전지 분야 국내 빅3 기업 가운데 한 기업에 관련 솔루션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비에 대한 주요 파라미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이상 발생 시 설비 인터락 여부를 판단, 설비 오작동과 정지로 인한 공정상 차질과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제품 불량을 최소화해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엠아이큐브솔루션 조영택 공동대표는 “이차전지 분야 믹싱, 코팅, 스태킹, 와인딩, 화성 등 전 공정에서 유용하게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K-배터리, 제2의 반도체 신화 기대

차세대 첨단전략산업으로 주목되고 있는 이차전지 산업은 K-배터리로 브랜드화돼 향후 우리의 경제 성장을 주도할 아이템으로 육성되고 있다. 제2의 반도체 신화를 기대하고 있다.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과 함께 지역경제, 차세대 기술 육성, 전문가 양성 등까지 관련 생태계가 새롭게 조성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속에 EU도 배터리 여권(Battery Passport) 등 무역 장벽으로 대응하고 있다.

공급망 다변화와 주요국들의 정책 개선 등 급변하는 시장 흐름속에서도 국내 이차전지 3사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톱5 안에 자리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어느 때보다도 앞선 기술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격적으로 ‘수율’ 잡기 등 생산성 강화를 위해 맞춤형 제조 공정 스마트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으로 보인다.

최종윤 기자 editor@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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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반도체 신화 꿈꾸는 ‘K-배터리’, 관건은 제조 혁신! - 인더스트리뉴스

[인더스트리뉴스 최종윤 기자] 이차전지 시장이 본격적으로 산업 자동화 업계의 격전지가 되고 있다. 주요 시장이었던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산업이 정체중이고, 최근 수년간 활발했던 물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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