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속 ‘비대면’ 활동이 일상화되면서 ‘4차 산업혁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지표로도 그대로 드러난다. 지난해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0 4차 산업혁명 지표’에 따르면, ‘데이터’ 산업 전체 시장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8.5% 증가한 15조5,684억원으로 나타났고, 초연결사회로의 진입 현황을 나타내는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가입수는 올해 6월 기준 2,607만개로 지난해에 비해 21.6% 증가했다. 인공지능 분야의 매출액도 2,9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에 비해 11.5%가 늘어났다.
‘비대면’ 일상화와 데이터, AI, 5G 등 기술의 동시다발적인 발전으로 경제‧산업‧사회 전반에서 디지털 대전환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제조현장에서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 속 기업들의 각종 시설투자의 위축 속에서도 협동로봇, AGV(무인운반차) 등 도입은 꾸준히 늘었다.
스마트팩토리의 핵심은 ‘데이터’와 ‘연결’이다. 많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해 이를 토대로 목적에 따라 상황을 제어하며, 전 공정에 걸쳐 안전하고 효율적인 생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에 공정의 최하단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센서의 역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센서는 산업 전반에 걸쳐 향후 다가온 IoT 시대 실현을 위한 핵심부품이기도 하다.
글로벌 센서기업 한국지사의 한 관계자는 “언택트 시대는 감지 등 사람의 힘을 쓰지 않는 무엇인가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센서의 시장은 기존에도 커 왔지만, 더욱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센서기업의 역할이 막중해지는 만큼, 시장에서의 기회도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스마트팩토리와 관련해 센서의 활용은 무궁무진하다. 사람이 오감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것과 같이 기기는 센서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팩토리의 출발점이자 고도화의 ‘열쇠’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센서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과 결합해 다음 단계로 진화를 준비 중이다.
센서기업,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이유있는 변신 중
“물류자동화를 위한 맞춤형 솔루션 준비중”, “실내정밀측위기술을 기반으로 안전 통합 관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는 등 취재과정에서 만난 센서기업들은 개별 센서 제품 소개를 넘어 ‘솔루션’으로 개념을 확장했다. 빛, 열, 진동 등 단순 측정기에 불과했던 센서는, MCU(Micro Controller Unit)이 센서에 내장되면서 제어, 판단, 저장, 통신 기능을 갖춘 지능형 스마트 센서로 진화했다. 센서는 여기에서 한 번 더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다.
씨크코리아 문성식 대표는 “지능형 센서라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할 수는 없다”면서, “물류를 예로 들면 생산과 물류 분야에서 센서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네트워크로 연결돼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등 복잡한 프로세스를 장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씨크는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인더스트리4.0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씨크는 이제 생태계 구축을 시작했다”면서,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부분까지도 섭력할 수 있도록 관련된 제품과 소프트웨어를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씨크는 각종 센서제품에 소프트웨어까지 출시하며 공장 맞춤형 통합 솔루션 기업으로 발돋움 하고 있다.
초광대역 기술(UWB)을 활용해 지능형 접근경보 시스템(IPAS: Intelligent Proximity Alert System)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는 경우시스테크도 다음 단계로 안전 통합 관계 솔루션 개발에 나서고 있다. 경우시스테크 장용준 대표는 “경우시스테크의 UWB 기반 IPAS 제품은 사물 뿐만 아니라 차량과 작업자에게 부착이 가능해 추적 뿐만 아니라 안전에 대한 접근경보 기능까지 구현할 수 있어 충돌사고를 방지하는 안전기능까지 포함하고 있다”면서, “이는 산업현장의 이동자산과 작업자의 지능형 관리를 통한 안전성 및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솔루션으로 제격이다. 또한 무인 물류화의 가속화에 따라 AGV와 같은 무인 이동체의 실내 위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패펄앤드푹스도 단순 센서부품 공급사를 벗어나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시장입지를 가져가고 있다. 패펄앤드푹스 관계자는 “P+F Sensorik 4.0에 기반한 IIoT기술 제공자로서의 역할을 시장에서 담당하기 위해 모든 임직원이 노력하고 있다”면서, “특히 기술집약형 제품과 관련해 적용사례에 대한 고객의 요구에 맞춰 싱가폴 HQ에 CA(Customer Application)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설비제어‧에너지관리‧물류효율화 분야 도입 활발
현재 스마트팩토리 관련 센서의 도입은 크게 실시간으로 설비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분석‧제어하는 설비제어 분야, 공장‧건물 등의 에너지 상태를 관리하는 에너지 관리분야, 마지막으로 물류효율화 분야에서 신기술 도입이 활발한 상태다. 특히 많은 센서기업이 2021년은 물류자동화 도입이 활발해 질 것을 예상해 센서, 솔루션 등을 속속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글로벌 센서기업 관계자는 “물류자동화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계속 성장하는 시장이었는데, 비대면 활성화로 인해 더욱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솔루션들과 별개로 물류자동화에 핵심인 AGV 등에 장착할 수 있는 2D 스캐너, 초음파센서, 안전센서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시간 위치추적, 주목받는 UWB 통신기술
관련해 기술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물류자동화에서는 실시간 위치 추적, 공장내 안전사고 등 예방을 위한 접근경보 등을 위해 RFID(Radio FrequencyIDentification) 기술이 주로 사용돼 왔다. 다만 RSSI(Received Signal Strength Indicator, 전파의 신호세기) 방식의 RFID는 단방향 통신기술로 리더기만 태그를 인식할 수 있어, 거리측정의 오차가 크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에 초광대역통신 UWB(Ultra-Wide Band)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UWB는 기존 전파 스펙트럼에 비해 매우 넓은 대역(500MHz 이상)에 걸쳐 아주 낮은 전력으로 대용량의 정보전송 및 근거리고속 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무선통신기술이다. 수십 mm범위 수준의 정확도로 거리를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고정밀 측위 시스템을 위한 통신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UWB통신을 이용한 측위는 전파가 전송되는 도달시간/시간차이를 이용하여 거리를 측정하는 ToA(Time of Arrival)와 TDOA(Time Difference of Arrival)방식이 주로 사용된다.
UWB 기술을 활용해 지능형 접근경보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는 경우시스테크 장용준 대표는 “UWB 신호는 특히 다중경로환경에서 상당히 뚜렷하고 구별이 쉬워, 펄스가 출발하고 도착하는 시간을 높은 수준의 확실성으로 식별한다”면서, “또한 높은 전송속도로 펄스를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고, 매우 가까운 범위에서도 미세한 ToF를 계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팩토리 고도화, 열쇠는 진화한 ‘센서기술’
센서산업은 칩, 패키지, 모듈화 등 단계를 거쳐 여러 산업부문에 활용되며, 연관 산업의 활용도가 크게 확대되고 있는 융복합 산업이다. 자동차, 조선, 기계 등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요소로 최소의 비용으로 제품을 차별화해 고부가가치화 시킬 수 있는 산업이다. 이는 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도 다르지 않다. 협동로봇을 예로 들면, 결국 성능을 좌우하는 것은 장착되는 센서의 성능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공급하는 기본 협동로봇의 가격은 수백만원대로 저렴하지만, 초정밀작업 등이 필요할 경우 고성능, 다기능의 센서장착이 필요하고 이럴 경우 협동로봇의 가격은 억대로 상승한다.
현재 스마트팩토리 구현을 위한 센서에 사용되는 주요 핵심기술은 MEMS 기술, SoC 기술,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AI 기술 등이다. 각 기술들이 결합되면서 저전력, 고정밀 센서가 탄생하고 있다. 현장에서 다기능, 경량, 무선 등에 대한 요구가 꾸준하게 늘면서 속속 관련 제품도 등장하고 있다. 씨크(SICK)에서는 지난해 말 높이 80mm에 설치할 수 있는 안전 레이저 스캐너를 출시했다. 설치높이가 매우 낮아 소형 AGV에도 최적으로 장착할 수 있다. 센서시장이 특정 기능만을 강조했던 과거와 크게 달라진 부분이다.
스마트팩토리 구현을 위해 다양한 기능의 센서들이 제품화되고 있는 것이다. IT 융합의 진전으로 센서는 대부분 기기의 핵심부품이 된지 오래고, 다가오는 초연결 시대의 핵심 기반 기술로 볼 수 있다. 현재 정부는 ‘스마트제조 2.0 고도화 전략’을 펼치며, ‘마이제조데이터 시대’를 열겠다고 선포했다. 데이터를 수집하는 단계를 넘어, 판단‧분석‧통신 등 기능을 가지게된 센서가, 스마트팩토리 고도화의 ‘열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마트팩토리 구축 목적에 따른 센서 선택이 중요
스마트센서는 감지대상, 동작방식, 재료, 기술 등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되며, 스마트팩토리 시장 성장과 사물인터넷 기술 발전과 더불어 적용 범위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급속도로 발전하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첨단기술들이 속속 센서에 탑재되면서 다양한 기능의 센서들이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무조건 첨단기술이 들어갔다고 해서 도입기업에 좋은 것만은 아니다. 데이터 수집에 이어지는 분석 이후, 다시 공정에 반영해 생산성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이에 센서기업 관계자들은 스마트팩토리 구축 목적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품질향상, 무인화 등 스마트팩토리 구축 목적에 따라 센서를 선택해야 한다는 뜻이다.
해외 센서기업 한 관계자는 예를 들어 생산라인의 무인화를 원한다면 일반 필드버스 예하의 In/Output 모듈은 IO-Link 통신으로 구축해야 하고, 또 IO-Link 기능이 있는 센서를 적용해 예방보전, 고장진단 등을 구현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한 보전업무 수행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종윤 기자 editor@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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