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도 이차전지·반도체·디스플레이 등 분야서 ‘러브콜’ 잇따라
‘초격차’. 2등이 1등이 되고자 하는 의지마저 꺾어 놓을 정도로 격차를 벌려 놓는다는 뜻으로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경영전략으로 유명하다. 웬만한 기술적 자신감만으로는 초격차란 용어를 사용하기 어렵다. 대기업이나 이제 막 열리고 있는 새로운 산업 분야가 아니라면 사실상 사용할 수 없는 경영전략에 가깝다.
이런 가운데 머신비전 분야에서 ‘초격차’ 기치를 내건 스타트업이 등장했다. 머신비전 부품 전문기업 아이코어(ICORE, 대표 박철우)가 주인공으로, AI·XR 등 신기술 분야가 아닌 소부장 산업에서 등장해 업계의 주목도가 높다.
이런 아이코어의 기술력은 이미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소부장 스타트업 100 기업에 선정에 이어, 창업경진대회인 ‘도전K! 스타트업 2022’ 왕중왕전에서는 최우수상으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 3월에는 5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데 이어, 지난 7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에서 스마트제조 유망기업으로 선정됐다.
아이코어 박철우 대표는 “사실 비전 검사는 이미지센서의 사양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사실상 기술적 한계가 명확하다”면서, “아이코어는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에 집중해, 같은 이미지센서를 가지고서도 더 정밀하고, 더 빠르게 할 수 있는 핵심 부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술력 차이 뚜렷, 성능지표서 10배까지 차이 벌려
2019년에 설립된 아이코어는 시작부터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최고 성능의 초격차 제품을 기획했고, 지금까지 핵심제품으로 △스트로브 컨트롤러 △오토 포커스 모듈 △초고휘도 스트로브 조명 △리피터&스플리터 △스마트카메라 5종을 시장에 내놨다. 세부모델만 약 90여개에 달한다. 사실상 아이코어 제품만으로 검사 장비를 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제품의 핵심은 그야말로 ‘초격차’ 기술력이다. 제품개발 과정에서 약 17건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고, PCT국제특허 1건 포함 총 11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아이코어 박철우 대표는 인터뷰 내내 기술력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철우 대표는 “아이코어의 제품들은 실제 경쟁사들과 비교해 주요 성능 지표에서 2배에서 많게는 10배까지 차이를 보인다”면서, “‘초격차’라는 말을 단순 기술적 우위에 있다는 의미로 사용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철우 대표는 아이코어의 대표적인 고성능 하드웨어 제품으로 ‘iPulse’, ‘iFocus’, ‘iLight’를 소개했다. ‘iPulse’는 고속 전류제어를 통해 짧은 시간에 외부 신호와 동기를 맞춰 조명 제어가 가능한 스트로브 컨트롤러(strobe controller)다.
세계 최초로 200A 이상의 조건에서도 0.5μs(2백만분의 1초) 이내의 빠른 제어를 통해 초고속, 초미세 검사를 구현한다. △최소 펄스폭 0.5μs △지연시간 0.5μs △최대전류 200A △최대 파워 8,000W로 글로벌 최상위 제품의 성능을 압도한다. 박철우 대표는 “생산성에서 4배 이상의 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면서, “현재 시스템반도체, 디스플레이, PCB, 이차전지 검사 등에 적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iFocus’는 광삼각법 원리를 이용한 FPGA 기반의 실시간 오토포커스 모듈이다. 고배율 광학계 사용 중에 어긋나는 초점을 실시간 자동으로 조정해주는 장치다. 1um 이하의 단차까지도 고속으로 조정이 가능하다. 기존 글로벌 최상위 제품 대비 3배 이상의 넓은 측정범위 및 5배 이상 빠른 속도를 자랑하며,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iLight’는 고휘도 LED Source 및 LED 보다 약 30배 밝은 Hybrid Spot Source 제품이다. 별도 충방전이 필요 없으며, 기존 제품 대비 비용과 수명에서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박철우 대표는 “시장의 기존 제품들은 최대 3,000시간의 수명으로 사실 헤드를 1년마다 바꿔줘야 하지만, iLight는 30,000시간의 수명으로 단순 수치상으로 계산하면 10년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압도적 기술력 앞에 수십년 업력도 무색
아이코어의 압도적인 기술력에 이차전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분야의 국내 대기업들의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박철우 대표는 “보안이 강하고, 노하우 영역이 큰 업계 특성상 밝히기는 어렵지만, 대기업이나 대형 장비업체에서도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기존 장비만을 가지고 한계에 봉착한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박 대표는 “아이코어라는 신생업체에 문의하고, 그 제품을 가지고 각종 테스트를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기술력을 높이 보고 있다는 것 아니겠냐”면서, “아직은 미미하지만 수십년간 사용해 왔던 굴지의 해외 제품에서 저희 제품으로 교체도 이뤄지고 있고, 별도 제품 개발 의뢰도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해외에서의 반응도 이례적으로 빠르다. 일본 진출은 세부사항 조율만 남은 상태로 가시화 단계에 들어섰다. 지난 5월 아이코어는 일본의 글로벌 조명업체 CCS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세계 진출의 물꼬를 텄다. CCS는 업력 30년의 글로벌 LED 조명 제조사로 전세계 18개국에 지사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업체다.
양사는 노하우를 결합해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CCS의 조명 노하우와 아이코어의 컨트롤러 기술이 결합돼 하이엔드급 솔루션이 시장에 선보여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본 뿐만이 아니다. 아이코어는 이미 독일·중국·대만·싱가폴의 업체와도 파트너사를 체결해 다양한 초격차 신제품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으며, 미국·베트남 등으로의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기술력을 앞세운 아이코어 앞에 글로벌 기업들의 수십년 업력이 무색하다. 기술력은 통한다는 것을 몸소 증명하고 아이코어 박철우 대표는 “앞으로도 아이코어는 ‘초격차’ 기치로 비슷비슷한 성능이 아닌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것, 아무도 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기술개발을 이어갈 것”이라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최종윤 기자 editor@infot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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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속(?)의 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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